여행의 끝을 장식한 완벽한 립아이 스테이크: 시카고 바베츠 바 앤 뵈프

시카고 바베츠 바 앤 뵈프 버건디 차양 외관 간판 Bavette's Bar and Boeuf Chicago exterior burgundy awning sign
안녕하세요. 이노입니다.

미국 중서부 로드트립, 그 길고 길었던 여정의 마지막 저녁입니다.
내일 아침 비행기로 드디어 한국으로 돌아갑니다.
마지막 식사로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다 스테이크로 결정했습니다.
과거 텍사스 여행을 자주 다녔을 때, 여행의 시작과 끝은 항상 스테이크였습니다.
그 짙은 향수를 시카고에서 다시 한번 꺼내보기로 했습니다.

운 좋게 빈자리를 낚아채어 마주했던 완벽한 분위기와
감동적인 립아이 스테이크의 육즙을
글 속에 가지런히 썰어 넣었습니다.
시카고 바베츠 내부 테이블 세팅과 붉은 조명 Bavette's Bar and Boeuf Chicago interior table setting with red lamp

운 좋게 예약한 시카고의 스테이크 명가

미식으로 유명한 시카고답게 훌륭한 스테이크 식당이 차고 넘칩니다.
여러 곳을 비교하다 이곳 바베츠 바 앤 뵈프(Bavette's Bar & Boeuf)를 점찍었는데,
이미 예약이 꽉 차 있었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며칠 뒤 다시 확인해 보니
취소된 자리가 생겨 운 좋게 예약에 성공했습니다.

식당은 인생 햄버거를 맛보았던 오 슈발과 같은 웨스트 루프(West Loop) 지역에 있습니다.
이곳은 전용 주차장이 따로 없습니다.
발레파킹도 제가 방문한 시간대와 맞지 않아 이용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주변 길가에 주차하고 스트리트 파킹 티켓을 끊어 차에 올려둔 뒤,
가벼운 발걸음으로 식당 문을 열었습니다.
시카고 바베츠 내부 벽돌 벽과 앤티크 그림 거울 장식 Bavette's Bar and Boeuf Chicago interior brick wall with antique paintings and mirrors

앤티크 액자와 붉은 조명의 유럽풍 다이닝

예약을 확인하고 잠시 대기한 뒤 안쪽 테이블로 안내받았습니다.
분명 예약이 가득 찼다고 했는데, 내부는 생각보다 몹시 한산하고 조용했습니다.

내부 분위기는 미국식 레스토랑이라기보다 유럽의 오래된 식당에 가깝습니다.
아주 어두운 조명 아래, 테이블마다 작은 붉은 갓 조명이 켜져 있습니다.
빈티지한 벽돌 벽 한 면에는 크고 작은 앤티크 액자와 거울이
층층이 빼곡하게 걸려 있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테이블 간격이 꽤 좁은 편인데, 가성비 좋은 대중적인 식당과 달리
비싼 레스토랑일수록 이런 밀도 높고 프라이빗한 무드를 지향하는 것이 무척 흥미롭습니다.
시카고 바베츠 레드 와인과 맥주 Bavette's Bar and Boeuf Chicago red wine and beer on wooden table

바삭한 크랩 케이크와 가벼운 술 한 잔

마지막 날의 만찬인 만큼 술을 마음껏 마시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숙소까지 운전을 해야 해서,
스테이크의 풍미를 돋워줄 하우스 레드 와인 한 잔과 시원한 맥주 한 잔만 시켰습니다.
시카고 앤디스 재즈 클럽에서 기울이던 칵테일의 아쉬움을 이렇게나마 달랬습니다.

애피타이저로는 크랩 케이크를 골랐습니다.
'남이 정성껏 발라준 게살 요리'라는 생각에 끌려 주저 없이 선택했습니다.
다진 게살을 뭉쳐 구운 것이라 자칫 퍽퍽할까 봐 걱정했는데 기우였습니다.
포크로 잘라 한입 넣으니 구워진 겉면은 아주 바삭하고 속은 믿을 수 없이 촉촉했습니다.
상큼한 레몬즙을 뿌리고 타르타르 소스를 얹어 먹으니
입안 가득 바다의 향이 기분 좋게 차올랐습니다.
시카고 바베츠 크랩 케이크 애피타이저와 타르타르 소스 레몬 Bavette's Bar and Boeuf Chicago crab cake appetizer with tartar sauce and lemon

텍사스의 감동을 다시 부른 완벽한 립아이

크랩 케이크를 비우고 나니 기다리던 메인 스테이크가 나왔습니다.
가장 기대했던 립아이(꽃등심)입니다.
시어링이 아주 강하게 들어가 겉면이 조금 탄 것처럼 진하게 구워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나이프를 대는 순간 너무나도 부드럽게 썰려 나갔고,
단면은 제가 딱 원했던 완벽한 미디엄레어의 선홍빛을 띠고 있었습니다.

한 조각 크게 썰어 입에 넣었습니다.
크리스피한 겉면의 식감이 지나가고 안쪽의 부드러운 살코기가 씹힙니다.
고기 특유의 진한 육향과 기름진 풍미가 입안에서 팡팡 터졌습니다.
과거 텍사스에서 인생 스테이크를 먹었을 때의 그 찌릿한 감동이
이곳 시카고에서 오랜만에 다시 살아나는 기분이었습니다.
현금만 받던 콧대 높은 뉴욕 피터 루거 스테이크에 전혀 뒤지지 않는 훌륭한 맛이었습니다.
시카고 바베츠 립아이 스테이크 미디엄레어와 허브 버터 소스 Bavette's Bar and Boeuf Chicago ribeye steak medium rare with herb butter sauce
일행이 시킨 필레 미뇽(안심)도 한 조각 맛보았습니다.
저는 기름기가 적어 평소 안심을 그리 선호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곳의 안심을 먹고 그 편견이 조금 깨졌습니다.
놀라울 정도로 담백하면서도 입에서 부드럽게 녹아내렸습니다.
그래도 역시 제 입맛엔 육향이 폭발하는 립아이가 최고입니다.
시카고 바베츠 필레 미뇽 안심 스테이크와 베아르네즈 소스 Bavette's Bar and Boeuf Chicago filet mignon with béarnaise sauce

기분 좋은 마무리를 위한 달콤한 한 스쿱

고기가 너무 맛있어서 음식들이 순식간에 사라졌습니다.
이 완벽한 기분을 조금 더 테이블에 앉아 이어가고 싶어
아이스크림 디저트를 하나 추가했습니다.

아이스크림 자체는 딱 상상하던 그 달콤하고 시원한 맛이었습니다.
스테이크를 처음 썰었을 때만큼의 압도적인 감동은 없었지만,
입안의 기름기를 싹 씻어내며 식사를 기분 좋게 마무리하기엔 완벽한 선택이었습니다.
시카고 바베츠 아이스크림 디저트 두 스쿱 Bavette's Bar and Boeuf Chicago ice cream dessert two scoops on silver stand

이노의 실전 방문 팁

시카고에서 가장 완벽한 스테이크를 맛보기 위한
바베츠 실전 예약 및 방문 정보입니다.

예약은 여행 계획이 잡히는 즉시 하세요

분위기와 맛이 워낙 뛰어나 로컬과 관광객 모두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예약이 금방 마감되니 일정이 확정되면 가장 먼저 홈페이지에 접속해 예약하십시오.
만약 꽉 찼더라도 저처럼 취소표가 나올 수 있으니 수시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웨스트 루프 주차는 스트리트 파킹 앱을 활용하세요

식당 전용 주차장이 없습니다.
발레파킹 시간이 맞지 않는다면 주변 도로에 주차해야 합니다.
시카고 시내 주차 앱(ParkChicago)을 미리 설치해 두면
동전이나 카드 없이 폰으로 간편하게 주차 요금을 결제할 수 있어 무척 편리합니다.

인생 스테이크를 원한다면 립아이 미디엄레어

고기 본연의 진한 풍미와 기름진 맛을 사랑하신다면 립아이를 추천합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굽기를 원하신다면
반드시 굽기 정도를 '미디엄레어'로 요청하시길 바랍니다.

여행의 피로를 완벽하게 녹여낸 낭만적인 립아이

미국 로드트립의 마지막 식사로 이보다 더 완벽하게 마무리하긴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스테이크를 먹고 다음이 또 기대되는 식당을 만난 건 정말 오랜만이었습니다.

어두운 조명 아래서 붉게 빛나던 낭만적인 테이블.
혀끝을 자극하던 바삭한 크랩 케이크와 시원한 맥주 한 모금.
그리고 텍사스의 감동을 완벽하게 재현해 낸 육즙 가득한 립아이 스테이크까지.

이 작은 식당 테이블 위에서 아주 진하고 고소하게 완성되는 기분이었습니다.
언젠가 시카고를 다시 찾게 된다면,
가장 먼저 예약 버튼을 누르고 싶은 훌륭한 다이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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