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즙이 폭발하는 시카고 최고의 수제 버거: 오 슈발 (Au Cheval)

시카고 오 슈발 더블 치즈버거와 브리오슈 번 Au Cheval Chicago double cheeseburger with melted cheese on brioche bun

안녕하세요. 이노입니다.

시카고에서 피자 말고 다른 음식을 찾아봤습니다.
미식가들과 여행자들의 추천이 한곳으로 쏟아졌습니다.
미국 최고의 햄버거 중 하나로 꼽히는 오 슈발(Au Cheval)입니다.

미국에서 레스토랑 테이블에 앉아 햄버거를 제대로 썰어 먹는 건 처음이었습니다.
가볍게 들렀던 패스트푸드점, 미시간의 컬버스 버터버거와는 완전히 다릅니다.
두꺼운 베이컨과 쏟아지는 육즙의 향연,
그리고 뒤늦게 깨달은 반전의 에피소드까지 글 속에 든든하게 썰어 넣었습니다.
시카고 오 슈발 외관 목재 벽면 사인 2012년 설립 Au Cheval Chicago exterior wooden wall sign established 2012

성수동을 닮은 웨스트 루프의 핫플레이스

오 슈발은 시카고 웨스트 루프(West Loop) 지역에 있습니다.
서울로 치면 성수동이나 가로수길 같은 곳입니다.
개성 있는 식당들이 빽빽하게 모여 트렌드를 이끄는 동네입니다.

주변에 발레파킹 기사들이 분주하게 움직일 만큼 복잡합니다.
주차 공간을 찾기 힘들어 우버를 타고 이동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도착해 보니 식당 앞 거리는 생각보다 한산했습니다.
점심을 먹기엔 다소 이른 시간이라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문을 열고 들어가니 완벽한 반전이었습니다.
우리 테이블 하나를 빼고는 빈자리가 없는 만석이었습니다.
조금만 늦었어도 꼼짝없이 긴 대기를 할 뻔했습니다.

내부는 조명이 아주 어두웠습니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한낮의 햇빛이 눈 부실 정도였습니다.
시카고 도심 특유의 묵직하고 세련된 분위기가 물씬 났습니다.
시카고 오 슈발 아이스 콜라 음료 Au Cheval Chicago iced cola drink on wooden table

매콤한 치킨 윙과 깔끔한 감자튀김

자리에 앉아 시원한 콜라와 치킨 윙을 먼저 주문했습니다.
윙은 사실 기대 반, 걱정 반이었습니다.
예전에 버팔로 지역에서 먹었던 오리지널 윙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당시 그 윙은 너무 시큼해서 크게 실망했었습니다.
그래도 다시 도전해 보자는 마음으로 시켰습니다.

윙이 나왔습니다. 냄새부터 확실히 달랐습니다.
과거의 그 불쾌한 시큼함이 아니었습니다.
매콤한 양념이 입맛을 강하게 때리고,
그 뒤로 약한 산미가 기분 좋게 따라옵니다.
이 정도면 아주 훌륭한 맛입니다.
양념 위에 듬뿍 뿌려진 통깨와 고수가 풍미를 돋웁니다.
한국의 양념치킨이 더 입맛에 맞긴 합니다.
시카고 오 슈발 매콤한 치킨 윙과 깨 고수 Au Cheval Chicago spicy chicken wings with sesame and cilantro
감자튀김도 연이어 나왔습니다.
특별한 기교가 들어간 것은 아니지만, 기본에 충실한 맛입니다.
새 기름에 깨끗하게 튀겨낸 듯 색이 아주 맑았습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포슬포슬합니다.
따뜻할 때 소스에 푹 찍어 먹으니 손을 멈출 수 없었습니다.
시카고 오 슈발 바삭한 감자튀김과 소스 Au Cheval Chicago crispy french fries with dipping sauce

차원이 다른 육즙, 더블 치즈버거와 베이컨

손에 양념을 묻혀가며 윙을 뜯는 사이, 메인 메뉴가 등장했습니다.
더블 치즈버거가 먼저 나왔습니다.
비주얼부터 시선을 압도합니다.
빵과 패티의 크기가 한국에서 먹던 일반적인 사이즈와 다릅니다.
부드러운 브리오슈 번 사이로 패티가 두툼하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 틈으로 흘러내리는 치즈를 보니 절로 침이 고였습니다.

베이컨 버거는 특이하게도 조립해서 먹도록 접시에 펼쳐져 나왔습니다.
써니 사이드 업 계란 후라이와 두꺼운 베이컨이 나란히 누워 있습니다.
마트에서 파는 얇고 짠 베이컨을 상상하면 안 됩니다.
뉴욕 피터 루거 스테이크 하우스의 베이컨처럼 고기 두께가 어마어마합니다.
시카고 오 슈발 더블 치즈버거와 브리오슈 번 Au Cheval Chicago double cheeseburger with melted cheese on brioche bun
더블 치즈버거부터 썰기 시작했습니다.
꽂혀 있던 칼로 반을 가르는 순간, 패티에서 육즙이 폭포처럼 흘러내렸습니다.
손으로 잡아 드니 육즙이 손가락을 타고 뚝뚝 흐릅니다.
재빠르게 입으로 가져가 크게 베어 무니 고기의 진한 불향이 터집니다.
두꺼운 패티가 여러 장 겹쳐 있어 씹을 때마다 층층이 다른 식감이 환상적입니다.

베이컨 버거는 반숙 노른자를 미리 터트려 베이컨 윗면에 골고루 발랐습니다.
어차피 자르다 터질 바엔 소스처럼 코팅하는 편이 낫습니다.
치즈버거와는 완전히 다른, 폭력적일 만큼 묵직한 식감입니다.
두꺼운 베이컨이 고기를 씹는 맛을 완벽하게 끌어올립니다.
함박스테이크 같은 패티, 훈연 향이 가득한 베이컨, 고소한 노른자.
이 세 가지가 한입에 어우러지며 완벽한 삼위일체를 이룹니다.
시카고 오 슈발 베이컨 버거 조립 전 계란 후라이와 두꺼운 베이컨 Au Cheval Chicago bacon burger open face with fried egg

이노의 실전 방문 팁

시카고 최고의 햄버거를 제대로 즐기기 위한
실전 방문 정보입니다.

웨스트 루프 방문 시엔 우버를 이용하세요

개성 있는 식당이 밀집해 있어 발레파킹도 복잡하고 주차 공간 찾기가 몹시 힘듭니다.
스트레스 없이 편하게 우버나 리프트를 타고 이동하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바(Bar)보다는 테이블 좌석을 추천합니다

바 좌석은 회전율이 빠르지만 여유롭게 식사하기엔 다소 좁고 불편합니다.
일행과 함께 대화를 나누며 음식의 맛을 온전히 음미하려면
반드시 쾌적한 테이블 좌석을 요청하십시오.

베이컨과 계란 후라이는 필수 추가 옵션입니다

오 슈발의 진가는 얇은 베이컨이 아닌, 스테이크처럼 두꺼운 통베이컨에 있습니다.
버거를 주문할 때 베이컨과 계란 후라이를 꼭 추가해서 조립해 드셔보세요.
시카고 오 슈발 베이컨 버거 오픈 페이스 계란 후라이와 차이브 Au Cheval Chicago bacon burger open face with fried egg chive and thick bacon

여유가 만들어낸 인생 버거의 재발견

식당을 나와 배를 두드리며 사진을 정리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소름이 돋았습니다.
코로나 이전 시카고 여행 사진첩을 보는데, 똑같은 오 슈발 간판 사진이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이곳은 난생처음 온 곳이 아니었습니다.
두 번째 방문이었습니다.

첫 방문 때는 예약을 못 해 좁은 바 자리에 겨우 앉았습니다.
시간도 없어 쫓기듯 아주 급하게 먹어 치웠습니다.
햄버거 하나에 이렇게 비싼 돈을 써야 하나 하는 심리적인 거부감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당시에 찍은 사진도 달랑 한 장뿐이었습니다.
분명 그때도 맛은 있었을 텐데, 왜 기억에 남지 않았는지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넓은 테이블에 앉았습니다.
시원한 콜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고 여유롭게 고기를 씹었습니다.
전혀 다른 차원의 완벽한 미식 경험이었습니다.
같은 식당, 같은 음식이라도 어떤 마음과 어떤 공간에서 먹느냐에 따라
이토록 다를 수 있다는 걸 새삼 깨달았습니다.

시카고에서 미국 본토의 제대로 된 수제 버거를 경험하고 싶다면,
오 슈발은 비싼 가격을 치르더라도 반드시 가봐야 할 훌륭한 정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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