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정의 완벽한 피날레: 시카고-인천 대한항공 프레스티지 탑승기
길고 길었던 미국 중서부 로드트립의 마지막 날입니다.
수많은 도시를 누볐던 렌터카를 반납하고 공항으로 향했습니다.
시카고 오헤어(ORD)에서 인천(ICN)으로 가는 귀국길입니다.
돌아가는 비행편은 대한항공 프레스티지석(비즈니스 클래스)을 이용했습니다.
비 내리는 시카고의 풍경을 뒤로하고,
하늘 위에서 즐긴 훌륭한 만찬과 안락했던 14시간의 비행 기록을
글 속에 가지런히 썰어 넣었습니다.
시카고 오헤어 공항과 델타 스카이 클럽
시카고 오헤어 공항은 세계에서 가장 바쁜 공항 중 하나로 꼽힙니다.
하지만 명성에 비해 국제선 터미널의 규모는 생각보다 아담합니다.
체크인 카운터 앞 공간도 인천공항에 비하면 무척 좁은 편입니다.
다행히 시간대가 잘 맞았습니다.
체크인과 보안 검색을 아주 여유롭게 통과했습니다.
출국 전 면세 구역에서 단짠의 정석 시카고 가렛 팝콘을 양손 무겁게 샀습니다.
그리고 비행기를 기다리기 위해 델타 스카이 클럽 라운지로 이동했습니다.
라운지 창가 쪽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마침 창밖으로 제가 탈 비행기가 바로 내려다보였습니다.
비가 촉촉하게 내리는 활주로에 주기된 대한항공 보잉 777입니다.
파란색 동체를 보니 벌써 한국에 반쯤 도착한 기분이 듭니다.
퍼스트 워치에서의 건강한 조식은 이미 소화된 지 오래입니다.
접시에 치즈케이크와 초코칩 쿠키를 담았습니다.
톡 쏘는 스파클링 음료를 곁들여 달콤한 디저트 타임을 가졌습니다.
탑승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이 라운지의 가장 큰 장점은 게이트와 곧바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복잡한 공항을 다시 가로지를 필요가 없습니다.
라운지 한쪽에 마련된 전용 통로에서 표 검사를 마치고 바로 탑승교로 들어섰습니다.
빗속의 이륙, 그리고 비즈니스석의 여유
기내로 들어서니 승무원이 웃으며 자리를 안내해 줍니다.
넓고 쾌적한 프레스티지석입니다.
좌석 위에는 비즈니스석답게 아주 두툼한 베개와 포근한 담요가 놓여 있습니다.
이것만으로도 장거리 비행의 피로가 절반은 날아가는 기분입니다.
자리를 정리하는 사이 웰컴 드링크 서비스가 시작되었습니다.
상큼한 분홍빛 주스를 고르고 메뉴판을 천천히 넘겨보았습니다.
승무원이 다가와 식사 주문을 받고, 식사 시 깨워드릴지 수면 여부를 꼼꼼히 확인합니다.
이때 기상 악화로 인해 이륙이 조금 지연된다는 기장님의 방송이 나왔습니다.
보통은 짜증이 날 상황이지만 속으로는 쾌재를 불렀습니다.
이코노미석이라면 고역이겠지만,
비즈니스석에서는 이 안락한 시간이 길어질수록 오히려 이득입니다.
빗방울이 거세졌지만 다행히 오래 지나지 않아 비행기가 활주로를 박차고 올랐습니다.
하늘 위 만찬: 시그니처 비빔밥과 꼬냑
안전벨트 사인이 꺼졌습니다.
테이블보가 깔리고 본격적인 기내식 서비스가 시작되었습니다.
애피타이저와 신선한 샐러드가 입맛을 돋웁니다.
메인 요리는 당연히 비빔밥을 선택했습니다.
대한항공을 탈 때 비빔밥을 거르는 것은 예의가 아닙니다.
이코노미석의 플라스틱 용기와는 품격이 다릅니다.
묵직한 사기그릇에 고기와 나물이 훨씬 더 푸짐하게 담겨 나옵니다.
따뜻한 국이 별도의 그릇에 제공되어 더욱 먹음직스럽습니다.
고소한 양반김을 부숴 넣고 고추장과 참기름을 싹싹 비볐습니다.
분명 라운지에서 디저트까지 먹었지만,
마치 첫 끼를 먹는 사람처럼 바닥까지 긁어먹었습니다.
잠을 깨우는 마성의 냄새, 기내 라면
식사를 마치고 과일과 치즈로 디저트를 즐겼습니다.
귀국길이라 마음이 아주 홀가분합니다.
미국 입국 때보다 훨씬 편안한 마음으로 꼬냑을 한 잔 주문했습니다.
독한 술기운을 빌려 의자를 완전히 눕히고 달콤한 잠에 빠져들었습니다.
얼마나 잤을까요.
어디선가 달그락거리는 수저 소리와 함께 코끝을 강하게 찌르는 냄새가 났습니다.
기내 라면 냄새입니다. 이 유혹은 절대 이길 수 없습니다.
눈을 번쩍 뜨고 의자를 세운 뒤 승무원에게 라면을 부탁했습니다.
기다림 끝에 매콤한 라면 한 그릇이 테이블에 놓였습니다.
위에 얹어진 할라피뇨가 매콤함을 두 배로 끌어올립니다.
남이 끓여주는 라면, 그것도 3만 피트 상공에서 먹는 라면은 그야말로 진리입니다.
눈치 빠른 승무원이 와인과 꼬냑도 다시 채워주셨습니다.
면발은 물론 국물 한 방울까지 완벽하게 비워냈습니다.
해를 따라가는 비행, 그리고 황태구이
창문 덮개를 살짝 열어보니 세상이 눈부시게 밝습니다.
미국에서 한국으로 돌아올 때는 계속 해를 따라가는 비행을 합니다.
창밖으로는 새하얀 구름이 솜사탕처럼 넓게 펼쳐져 있습니다.
제 자리는 비행기 엔진 바로 옆이었습니다.
거대한 엔진이 힘차게 돌아가는 소리가 꽤 가깝게 들립니다.
이 육중한 기계음은 밀워키 할리데이비슨 박물관에서 느꼈던
엔진의 고동을 다시금 떠올리게 했습니다.
영화를 보며 뒹굴다 보니 어느새 두 번째 식사 시간입니다.
탑승 전, 대한항공 앱을 통해 미리 주문해 둔 황태구이입니다.
빨간 양념이 고기 전체를 두껍게 덮고 있어 처음엔 생선처럼 보이지 않았습니다.
나이프와 포크를 들고 썰어 먹으니, 한식인데도 양식을 먹는 듯한 색다른 기분입니다.
시카고 바베츠에서 썰었던 립아이만큼은 아니지만,
생선 살이 무척 촉촉하고 부드러웠습니다.
자극적이지 않은 양념 덕분에 밥, 호박나물과 함께 깔끔하게 그릇을 비웠습니다.
이노의 실전 탑승 팁
프레스티지석의 혜택을 200% 누리기 위한
실전 비행 팁입니다.
시카고 공항 델타 라운지를 100% 활용하세요
라운지 안에서 게이트로 바로 넘어갈 수 있는 전용 통로가 있습니다.
보딩 타임에 맞춰 북적이는 일반 게이트로 나갈 필요 없이,
라운지에서 편안하게 쉬다가 방송이 나오면 우아하게 바로 탑승하십시오.
사전 기내식 주문으로 한정 메뉴를 선점하세요
대한항공 앱을 통하면 기내에서는 주문할 수 없는 특별 메뉴를 미리 선택할 수 있습니다.
제가 먹었던 황태구이 역시 사전 주문 전용 메뉴였습니다.
출발 24시간 전까지 앱에서 메뉴를 확인하고 꼭 미리 찜해 두십시오.
비빔밥과 라면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프레스티지석의 꽃은 음식입니다.
정규 식사인 비빔밥은 물론이고, 중간에 간식으로 요청할 수 있는 라면 역시 절대 놓치지 마십시오.
길고 아름다웠던 대장정의 완벽한 마침표
마무리 과일까지 먹고 나니 이제 도착까지 1시간 남짓 남았습니다.
착륙 준비로 의자를 세우고 꼼짝없이 앉아 있어야 하는 이 1시간이 비행 중 가장 깁니다.
그래도 공간이 넉넉한 비즈니스석이라 마지막까지 편안하게 쉴 수 있었습니다.
마침내 비행기가 고도를 낮추고 익숙한 인천공항 활주로에 부드럽게 바퀴를 내렸습니다.
드디어 길고 길었던 14시간의 비행이 끝났습니다.
그리고 이로써 한 달여간 숨 가쁘게 달려온 미국 중서부 로드트립도 완전히 막을 내렸습니다.
광활한 대지를 물리도록 달렸던 끝없는 고속도로.
위스콘신 매디슨 호숫가의 청량했던 바람.
그리고 미식의 도시 시카고에서 썰었던 육즙 가득한 스테이크까지.
렌터카 핸들을 잡고 마주했던 그 수많은 풍경들이 이제는 잊지 못할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이제 묵직한 캐리어를 끌고 다시 현실의 일상으로 걸어 나갑니다.
이 긴 여행기를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또 다른 낯선 길 위의 이야기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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