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을 넘어 마주한 낯선 설렘, 캐나다 런던 온타리오 카츠미(KatsuMe)(캐나다 한식당, 떡볶이, 짬뽕)
안녕하세요. 이노입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북미 대륙의 고속도로.
그 위를 달리는 장거리 로드트립은
생각보다 많은 체력을 요구하는 여정입니다.
미시간주에서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국경을 넘어 캐나다 온타리오주로 접어들 무렵이었습니다.
차창 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풍경은 점차 단조로워졌고
오랜 시간 운전대를 잡은 손목에는 뻐근함이 밀려왔습니다.
최종 목적지인 나이아가라 폭포까지는
아직 가야 할 길이 한참 남아있었습니다.
체력이 서서히 바닥을 향해 갈 무렵.
제 몸은 자연스럽게
매콤하고 따뜻한 한식을 맹렬하게 원하고 있었습니다.
휴게소에서 마주하는 차가운 샌드위치로는
이 깊은 피로를 도저히 달랠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조수석에서 지도 앱을 열어 주변을 샅샅이 탐색했습니다.
그리고 고속도로에서 약 30분 정도 떨어진 곳.
런던이라는 이름의 도시에서 흥미로운 식당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캐나다에 영국의 수도와 같은 이름을 가진 도시가 있다는 사실도
충분히 호기심을 자극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저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어느 방문객이 남긴 리뷰 한 줄이었습니다.
'한국에서 먹은 떡볶이보다 훨씬 맛있었다.'
누군가의 진심이 꾹꾹 눌러 담긴 그 문장이
지친 제 마음을 강하게 움직였습니다.
왕복 1시간이 넘는 시간을 기꺼이 투자할 가치가 있을지
잠시 고민도 했습니다.
하지만 낯선 땅에서 제대로 된 한식을 맛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망설임 없이 방향지시등을 켜고 출구로 빠져나왔습니다.
낯선 풍경 속에서 발견한 익숙함
고속도로를 벗어나 런던 시내로 진입했습니다.
미국의 탁 트인 널찍한 도로와는 사뭇 다르게
조금은 좁고 밀도 있는 차선들이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캐나다에서의 운전이 아직 손에 익지 않아
주변 차량의 흐름을 살피며 조심스럽게 속도를 줄였습니다.
식당 건물에 딸린 전용 주차 공간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주변 이면도로를 두어 바퀴 천천히 돌며
안전하게 차를 세울 수 있는 공간을 찾아 주차를 마쳤습니다.
차 문을 열고 나오자 서늘한 밤공기가 뺨을 스쳤습니다.
발걸음을 재촉해 식당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습니다.
식당 내부의 공기는 바깥과 달리
아주 훈훈한 열기를 가득 품고 있었습니다.
전체적인 인테리어나 분위기는
우리가 흔히 아는 전통적인 한식당의 묵직함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오히려 깔끔하고 경쾌한 패스트푸드점에 가까운 인상이었습니다.
하지만 벽면에 설치된 화면에서는
한국 가수의 뮤직비디오가 쉴 새 없이 재생되고 있었습니다.
주방과 홀 사이로 들려오는 직원분들의 익숙한 한국어 억양.
이곳이 한식을 정성껏 다루는 공간이라는 사실을
명확하게 알려주는 기분 좋은 신호였습니다.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살폈습니다.
리뷰에서 극찬이 자자했던 떡볶이.
가게 상호명에 당당히 들어간 돈까스.
지친 속을 뜨끈하게 풀어줄 짬뽕.
기대감을 가득 안고 세 가지 메뉴를 차례대로 주문했습니다.
매콤한 온기가 전해지는 떡볶이의 질감
주방에서 식기 부딪히는 소리가 몇 번 들려왔습니다.
그리고 가장 먼저 테이블 위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붉은 빛깔의 떡볶이였습니다.
직원분이 그릇을 완전히 내려놓기도 전이었습니다.
공기를 타고 전해지는 알싸하고 매콤한 고춧가루의 향이
코끝을 강렬하게 자극하며 식욕을 끌어올렸습니다.
짙고 붉은 양념은 전혀 묽지 않았습니다.
아주 진득하게 졸여진 상태로
통통한 밀떡과 넓게 썰린 어묵 사이사이에 촘촘하게 얽혀 있었습니다.
포크를 들어 떡 하나를 입에 넣고 천천히 씹어보았습니다.
쫀득하게 이빨에 감기는 특유의 찰진 식감.
그 사이로 깊고 묵직한 매운맛이 혀 전체로 퍼져나갔습니다.
입술만 따갑게 자극하는 인공적인 캡사이신의 맛이 아니었습니다.
은은한 단맛이 뒤따라오는
아주 익숙하고 편안한, 전형적인 한국의 매운맛이었습니다.
투박하게 썰어 넣은 양배추는
양념을 잔뜩 머금은 채 아삭한 씹는 맛을 더해주었습니다.
어묵에서 우러나온 특유의 고소한 기름기는
양념의 날카로운 매운맛을 아주 부드럽게 감싸주었습니다.
바삭함과 촉촉함의 기분 좋은 교차, 한국식 돈까스
떡볶이의 강렬한 여운이 입안에 남아있을 무렵.
커다란 접시를 빈틈없이 채운 돈까스가
테이블 중앙에 놓였습니다.
이름은 분명 카츠(Katsu)였지만
빵가루가 굵고 고기가 두꺼운 일본식 카츠의 형태가 아니었습니다.
고기를 얇게 저며 넓게 튀겨낸
전형적인 한국 남산식 돈까스의 친숙한 자태였습니다.
황금빛으로 잘 튀겨진 넓은 튀김옷.
그 위로는 윤기가 반짝이는 짙은 갈색의 소스가
넉넉하고 빈틈없이 덮여 있었습니다.
나이프를 들고 고기를 썰어내기 시작했습니다.
바삭하게 부서지는 튀김옷의 경쾌한 소리가
식탁 위로 울려 퍼졌습니다.
소스를 듬뿍 묻힌 고기 한 조각을 입에 넣었습니다.
돼지고기의 담백한 육즙.
소스의 부드럽고 달큰한 풍미.
이 두 가지가 입안에서 기분 좋게 섞여 들었습니다.
특히 떡볶이의 매운맛으로 한껏 달아오른 혀끝을
돈까스의 달콤하고 묵직한 소스가 차분하게 달래주었습니다.
그 맛의 교차가 무척이나 훌륭했습니다.
접시 한쪽에 소복하게 담긴 얇게 채 썬 양배추 샐러드.
그리고 노랗고 아삭한 단무지.
이 완벽한 조연들이
식사 중간중간 입안을 개운하게 씻어주었습니다.
묵직한 육수와 해산물의 조화, 짬뽕
식사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한 요리.
검은 그릇에 가득 담겨 열기를 내뿜는
붉은 짬뽕이었습니다.
그릇이 테이블에 닿는 순간
기름에 볶아낸 야채와 해산물 특유의 묵직한 불향이 코를 채웠습니다.
붉고 탁한 국물 위로 풍성한 재료들이 보였습니다.
껍질을 벌린 큼직한 홍합.
통통하게 살이 오른 주황빛 새우.
뜨거운 열기에 흐물흐물해진 양파와 배추.
모든 재료가 수북하게 쌓여 있었습니다.
숟가락으로 뜨거운 국물을 조심스럽게 떠서 맛을 보았습니다.
일반적인 해물 짬뽕의 가볍고 맑은 시원함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진하게 우려낸 고기 육수를 베이스로 한 듯
묵직하고 깊은 맛이 목구멍을 타고 내려갔습니다.
뜨거운 열기와 얼큰한 국물이 식도를 타고 위장으로 내려가자
굳어있던 몸의 긴장이 스르르 풀리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하루 종일 운전석에 앉아 쌓였던 피로가
국물 한 모금에 녹아내렸습니다.
국물을 잔뜩 머금어 붉게 물든 쫄깃한 면발.
이 낯선 캐나다 땅에서 경험하는 완벽하게 익숙한 얼큰함에
저도 모르게 옅은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이국적인 공간을 채우는 재치 있는 시선
세 가지 요리를 번갈아 맛보며
아주 든든하게 배를 채웠습니다.
그제야 숟가락을 내려놓고
주변의 풍경을 조금 더 여유롭게 둘러보았습니다.
무엇보다 흥미로웠던 점은
식당 안을 채운 손님들 중 한국인은 저희 일행뿐이었다는 것입니다.
주변 테이블에 앉은 현지 외국인 손님들.
서툰 젓가락이나 포크를 들고
떡볶이의 매운맛에 연신 물을 들이켜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표정은 즐거워 보였고
접시의 바닥을 싹싹 비워내고 있었습니다.
우리의 익숙한 매운맛과 단맛이 국경을 넘어
다른 이들의 입맛까지 훌륭하게 사로잡고 있었습니다.
새삼스럽고도 기분 좋게 다가오는 순간이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는 길.
벽면에 걸린 작은 액자 하나가 시선을 붙잡았습니다.
가게 이름인 카츠미(KatsuMe)를 활용하여
'Katsu me if you can'이라고 적어둔 재치 있는 문구였습니다.
입맛을 완벽하게 사로잡은 음식.
그리고 공간 곳곳에 숨겨진 이런 유쾌한 디테일.
잠시 스쳐 지나가는 여행객의 마음에
기분 좋은 활력을 듬뿍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이노의 실전 방문 팁
여유로운 식사를 위해 방문 전 미리 확인해 보세요.
캐나다 런던에서 맛보는 한식의 온기를 온전히 만끽하시길 바랍니다.
여유로운 주차 공간 탐색
식당 전용 주차장은 별도로 없습니다.
방문하시기 전에 주변 이면도로나
공용 로드 파킹 구역을 미리 지도로 확인해 두세요.
도로변에 주차를 하실 때는
현지의 주차 표지판을 반드시 꼼꼼하게 읽어야 합니다.
허용되는 시간과 요금 규정을 꼭 체크하시길 바랍니다.
여정의 흐름을 고려한 동선
고속도로 출구에서 빠져나와 시내를 거쳐 다녀오는 길입니다.
왕복 이동 시간과 여유로운 식사 시간을 모두 포함해
최소 1시간 30분 이상이 훌쩍 소요됩니다.
장거리 로드트립 중이시라면
다음 목적지 도착 시간에 무리가 없는지 넉넉하게 계산해 보세요.
매운맛과 단맛의 훌륭한 교차
떡볶이의 붉은 양념이 주는 매콤함이
생각보다 깊고 강렬하게 다가올 수 있습니다.
매운맛에 조금 약하신 편이라면
돈까스처럼 달큰하고 묵직한 소스가 덮인 메뉴를 함께 주문하세요.
입안의 온도를 부드럽게 중화시키며
식사의 만족도를 훨씬 높일 수 있습니다.
낯선 길 위에서 얻은 든든한 휴식
식당 문을 열고 마주한 캐나다의 밤공기는 제법 쌀쌀했습니다.
하지만 따뜻한 한식으로 속을 든든하게 채운 덕분인지
몸은 한결 가볍고 상쾌해졌습니다.
예상치 못한 저녁 식사 우회 일정.
그 때문에 최종 목적지인 나이아가라 폭포 근처 숙소에는
꽤 늦은 밤이 되어서야 도착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길 위에서 제대로 된 음식으로
지친 마음을 완벽하게 재충전한 덕분이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장거리 운전 특유의 묵직한 피로감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나이아가라의 거대한 폭포를 감상하고 돌아오는 길.
이곳에 한 번 더 들르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을 정도로
카츠미에서의 한 끼는 큰 위로였습니다.
완벽하게 계획된 직선의 경로를 잠시 벗어나는 일.
호기심에 이끌려 굽어 들어간 낯선 골목길에서
우리는 종종 이토록 다정하고 든든한 기억을 만나곤 합니다.
이노의 여행과 미식 기록 이어보기
지난 여정에서 마주했던 미시간 속 작은 독일의 평화로운 풍경과 든든한 식사가 궁금하시다면
이곳에서의 시간을 뒤로하고 새롭게 마주한 달콤한 아이스와인과 와이너리의 풍경이 궁금하시다면
지친 로드트립 중 마주한 매콤한 한 끼는 몸과 마음을 정화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낯선 도시의 골목에서 얻은 든든한 위로를 안고 다시 길 위에 오릅니다.
나이아가라의 달콤한 포도 향기가 기다리는 다음 여정도 계속해서 함께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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